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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여고 신선화 선생님의 마음공부 이야기

마음대조를 통한 학력신장과 인성교육  - 강상기   -

현직교사인 내 마음을 늘 무겁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바른 품성을 가지고 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을까? 인성교육과 학력신장. 두 토끼를 잡을 수는 없을까? 현실은 학력 신장에 치중하고 있다. 모든 것이 경쟁인 사회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는 오직 학력 신장에 관심을 둔다. 인성교육을 도외시하고 학력 신장에만 치중하다 보면 절름발이 교육이 된다.

늘 이런 고민을 안고 지내던 차에 '마음대조'공부를 통해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은 참으로 컸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에 대한 믿음, 가족사랑, 우정, 이웃 사랑과 봉사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 가도록 지도하시는 선생님.  말로만 외치는 인성교육이 아니라 '마음대조'공부를 통한 인성교육의 훌륭한 대안을 가지고 교육에 임하시는 신선화 선생님을,  그래서 만났다.

몸 치료보다는 마음치료가 즐거운 사람

"언제부터 이렇게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졌어요?"
"관심이야 항상 있었지요. 어떻게 실천하느냐로 많은 고민을 했어요. 제가 원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종교적인 감화로 학생들을 붙들려고 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원불교 경전에 나오는 말씀. '심지(心地)는 원래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이 없건마는 경계(삶 속에서 내 마음과 만나는 모든 상황들, 내 마음을 요란하게 또는 불편하게 하는 모든 사건, 사실들)를 따라 있어지나니, 그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을 없게 하는 것으로서 자성(自性)의 정(定),  혜(慧), 계(戒)를 세우자'를 응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음공부의 공식을 만들었어요"

"그 공식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후에 듣기로 하고요, 제가 알기로는 75년 가을 어느 날, 갑자기 미국으로 건너간 걸로 아는데요"

"그랬지요. 공부 좀 더 해볼까 했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시카고 센터 병원에서 수간호사로 근무했습니다. 사람 몸 치료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일이 저한테는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83년에 귀국했어요. 다시 예전에 근무하던 원광여자고등학교에 복직하여 교련 및 상담교사를 하면서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렇게 해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97년부터입니다"

" 신 선생님이 귀국했을 때는 제가 감옥에 있을 때이군요. 신 선생님이 미국으로 건너 가기전까지 4년 동안 함께 근무했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그때 내가 본 신 선생님의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어요. 교련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늘 웃는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하고, 엄격하게 하지도 않는데 학생들이 언니처럼 잘 따랐습니다. 동료사이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화내는 모습을 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신 선생님이  약간은 속이 없는 사람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 일도 있습니다. 사실은 천성에다 종교적인 수양으로 자신을 넉넉하고 푸근한 사람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요? 거의 30년 만에 다시 만나보게 되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듭니다"

"작년 가을 원광여고 졸업30주년 동창회 모임에 초대받아 참석했을 때, 강 선생님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소식은 주변으로부터 들어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옛날에 비해서 많이 조용해지고 부드러워진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인성교육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이 퍽 마음에 들었습니다"

"옛날보다 기가 많이 꺾인 탓이지요. 나는 신 선생님이 넘겨주신  많은 자료를 꼼꼼히 살펴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교사자신이 마음공부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이지요.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마음의 행복을 가꾸어 주는 일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입시 위주 학교생활에서 각박해지기 쉬운 학생들의 마음을 바로 잡아, 원래 간직하고 있는 마음을 지켜보도록 하면서 그 마음을 어떻게 잘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편으로 학생들에게 '마음공부 일기'를 쓰도록 하고, 청소년기에 가치관과 도덕심을 키워 사람 본향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열의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효녀와 불효녀의 차이는 없다

" 인성교육지도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 교육당국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욱 효과적일텐데 그 중요성은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방법 문제에서 그동안 대안이 없었어요. 물론 이론적으로 이러 저러한 지도방법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적용에 있어서는...."
"아무리 성현들의 좋은 말씀을 인용하고, 옳고 그름을 구분하여 주입시킨다 해도, 오늘날의 학생들에게는 씨알이 먹히지 않는 듯해요. 마음이 혼란스럽고, 요란할 때 내 마음을 바라보도록 하면 성현의 말씀이 아니어도 자신을 알 수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와 만나는 것이지요. 본래의 마음인 호수 같은 수면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출렁이는 물결의 가라앉힘, 이것은 단전호흡을 통한 명상훈련에서도 쓰이지만, 생활의 구체적 행위가 일어날 때마다 본래의 내 마음과 나를 대조해 보는 것입니다"

" 그 '마음대조'하는 법을  앞서 말한 공식에 적용해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시면 좋겠는데...."

"다음과 같은 상황이 있다고 해요. 일요일 저녁, 엄마가 아빠와 나갔다가 들어오셨다.  늦게 들어오셨기 때문에 저녁을 늦게 먹었다. 밥을 먹고 10시. 재미있는 TV프로가 진행될 시간이었다. TV를 보려고 자리잡고 앉아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나에게 설거지를 하라고 하셨다. 일요일은 정말 쉬고 싶었는데 엄마가 설거지를 하라고 해서 화가 났다. 엄마에게 화를 내려고 하다가(바로 이 상황이 경계인데, 이 상황에서 내 마음을 바라보고) 다시 생각해보기를 하는 것이지요. '엄마는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설거지 등 집안 일을 하시는데 설거지 한번 하지 못할까' 이러한 생각 끝에 설거지를 다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고, 엄마에게 화를 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이렇게 마음바라보기를 통해서 엄마가 외출하고 늦게 돌아오셔서 피곤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엄마의 마음까지도 알게 되는 일, 이러한 것이 내 마음을 바라봄으로써 얻어지게 되는 마음의 평화입니다. 효녀와 불효녀의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한 마음 알아차리면 효녀가 되고, 그 마음을 몰라주면 불효녀가 됩니다. 공식은 별거 아니에요. 경계를 빨리 알아차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명상을 통한 내면 바라보기 - 수업 진행도 수월

"청소년들은 항상 그들의 관심사에 마음이 쏠려있습니다. 쉬는 시간 10분 동안은 그들에게 너무나 부족하여 수업시간에도 무수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이 꽃들에 뒤덮여 수업진행이 수월하지 않던데..."

" 그러므로 외부를 향한 관심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리게 하면 수업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매 시간마다 '마음바라보기'훈련을 하도록 하면, 학생들은 바른 태도로 고요한 본성으로 돌아가 자신을 순화시킬 수 있어요. 그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수업이 시작된 후, 3분 동안 명상에 들게 합니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관조하고 사색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명상을 통해 삶의 목표를 설정할 뿐 아니라, 나의 밖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현상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컴퓨터나 세탁기를 알고 쓰면 편리합니다. 우리도 마음의 사용법을 배워 쓰면 그에 맞는 엄청난 이익이 있습니다. 땅에서 갖가지 풀, 꽃, 나무들이 나오듯이 외부 상황에 따라 온갖 마음들이 나옵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선, 악으로 달라집니다. 마음 공부를 해서, 상황에 따라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학교현장에서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이 마음대조 공부를 시키고 있습니까?"

"이리보육원 청소년 아이들에게 솔솔송 자원봉사대(사) 선생님 열다섯 분이 '마음대조 공부방' 자원봉사 활동을 3년 째 하고 있습니다. 75명의 보육원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지도하는데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마음공부 직무연수를 영암에 있는 영산원불교대학교에서 하는데 전국에서 뜻 있는 많은 분들이 찾아와요. 이번 여름에도 8월2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실시해요. 청소년의 인성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인데 교사 뿐 아니라, 일반인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신 선생님은 자녀들 교육은 정말 잘 했을 것 같군요"

" 저는 1남1여를 두고 있는데 딸은 원광대 원불교 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필라델피아 원불교 선학대학원에 입학허가를 받아 6월에 출국했고, 아들은 원불교 교학과 4학년인데 학군단 군사훈련 받으러 떠났습니다"

"자녀들이 전부 성직의 길을 가는데 뭐, 강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스스로 알아서 선택한 일입니다. 저는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자식들이 대견하고 고마울 뿐이고......."

" 그동안  청소년의 인성교육 사례발표도 많이 하시고, 표창도 많이 받으셨던 데요"

"부끄럽습니다. 상 받으려고 이런 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마음공부'가 널리 확산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홈페이지(www.mymind21.com)를 운영하고 있어요. '마음대조공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가를 알려면 바로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알 수 있어요"

나는 신 선생님과 인성 교육문제로 진지하게 대화하는 동안 행복을 느꼈다. 신 선생님과 같은 교육자가 많아져서  이런 인성교육이 널리 전파되고, 청소년들이  자기 주도적인 삶의 자세로 기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마음대조'공부는 청소년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복잡한 과학 문명의 정보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일이다. 원불교의 '마음대조' 공부법을 도입해 실천하고 있는 학교가 경주 '화랑고등학교' 영산 '성지고등학교', '송학중학교'인데 대안학교로서 교장이하 전 직원이 이에 동참하고 있어, 그 성과가 매우 크다고 한다.  

우리자신이나 우리의 자녀들이 이 마음공부를 실천하면 어떨까? 훨씬 행복해지는 사람이 많아져서 사회가 원활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강상기님은> 서울 석관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66년 <세대>지 제1회 시부문 신인문학상수상. 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편력)시 당선. [저서] 산문집 <빗속에는 햇빛이 숨어 있다> 시집 <철새들도 집을 짓는다> 교육에세이 <자신을 흔들어라>(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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