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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금오 양로원에도 가을 이 왔다.

신선화 2007.11.10 20:08 조회 수 : 1865



사랑과 진실을 일깨워주시는 당신들은..  

왕궁 금오 양로원에도 가을 이 왔다.
이런 저런 연고로 몇달동안 어르신들을 뵙지 못하여
죄송한 마음. 그리운 마음 가득하다.
10월 13일 토요일 솔솔송 자원봉사대원 가족(어머니 , 청년, 학생...)
오십오명이 왕궁 금오 양로원을 향하는 마음은
황금들녁의 노오란 단풍나무같은 정겨움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기다리는 고향길이다.

따사로운 햇살, 알록 달록 물들여진 들판, 높고 푸른 하늘사이를
아름다운 사람들이 산들 바람을 흔들면서
어르신들의 품으로 달려가는 기쁘고 행복한 날이다.

어르신들이 가을 햇살 드리워진 처마밑에 앉으시어
밝고 환한 미소로 반가와 하시면서
온 마음과 몸으로 환영을 하신다.
손가락이 없어 뭉뚱거려진 손,
눈, 코,귀, 입의 형채가 뭉그러지고 확실치 않은 얼굴,
다리는 기우뚱거리고 온몸이 정상이 아닌
한센 병력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정상인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없는 힘과 순수함 사랑과 애정이 가득한 신비로움을 느낀다.
솔솔송 자원봉사대가 십여년 동안 이곳을 찾아오는 보이지 않는 힘과 매력이다.

한때 한센 전염병을 앓았다는 흔적으로 가족과 모든 사람들로 부터 스스로 격리된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타인을 위한 배려를 우리는 늘 배운다.

행여 당신들로 인하여 불편해 할까봐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시는 그모습에서
우리는 힘껏 손을 잡아 흔들고 꼭 껴안아드릴 수 있는 마음이 나오게하는 신성함을 느낀다.

가족이 지척에 있어도 행여 당신들로 인하여 가족이 사회로 부터 불이익을 당할까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오십년 동안 집에가지 않는 그 마음.
사람들은 그 깊으신 어르신들의 사랑과 진실을 알고 있을까?

양로원에 도착하니 신흥분 할머니께서 돌아가시어  우울한 분위기 이시다.
참 좋으신 할머니셨는데......
양지바른 문밖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아무도 모르게 혼자 숨을 거둘수도 있다는
당신들의 죽음을 속삭이는 마음들이 보인다.
며느리가 하얀 한복을 입고 혼자 서있다.
병풍이 할머니의 진영과 성경책을 뒤에서 굽어보고 있다.
봉사대원 모두 조의 를 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들이 참 복이 많은 양반이라고하신다.
맑은 가을 하늘과 평소에 좋아하시던 솔솔송 대원들이 조문을 많이 해주고 있음이
흐뭇하시고 부러우신가보다.
우리는 늘 감사와 사랑과 하나님 마음으로 살다가신 할머니의 삶에 존경과 깊은 애도를 표한다.

거동을 할수없어 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 보면서 할머니의 푸념이 독백처럼 들린다.
"내가 가야 하는디..
"나같이 거동도 할수없고 온몸이 아프고 나가서 다닐수도 없는 내가 가야 하는디.."
울음과 체념이 섞인 그 모습은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한다.
생노병사를 온몸으로 가르쳐주시는 스승님이시다.

멀리서 우리를 보고 반갑게 걸어나오면서
솔솔송 덕분에
지난번 무주 구천동 나들이에서
내가 하늘까지 올라가는것을 타봤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연신 감사함과 즐거운 나들이의 추억을 되풀이 하시는 할아버지.

"나는 몸이 아프고 빈혈이 있어서 못갔다는 부러움과 섭섭함을 늘어놓는 할머니.."

나들이 하는 사람들은 몸이 괜찮아서 구경도 하고 대접도 잘 받았는데
몸이 아파서 가지 못한 사람은
음식대접도 못받았다는 푸념과 함께 강력한 건의를 하는 할머니의 당당함은
우리의 못미침을 깨닫게 해주신다.

"저 끝방에 있는 김귀남 할머니가 몇달째 거동을 못하니
들어가서 이야기라도 나누라면서 앞장서는 할머니를 따라가면서 훈훈한 아름다움을 배운다.
온몸이 위축되어 다리를 붙들고 앉아있는 자세로 연신 가쁜숨을 내쉬면서도
온통 바깥의 풍경과 사람들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안타까움을 표현하시는 섬세한 할머니는 시종 웃음을 띄우시면서 말씀하신다."
얼마나 힘드실까? 사람이 그리워 잠간의 방문에 이렇게 행복해 하시는구나!
늘 사람속에 사는 우리들의 소중함을 공부한다.

"무심코 지나가는데 안에서 할머니가 나오시면서 반갑게 부르신다.
남편이 아프니 들어와서 뵙기를 원하시는듯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 심한 고통으로 온몸을 기대고 앉아 손 발 모두 위축되고 나병의 흔적과
후유증으로 눈만 힘없이 깜박이시면서 할아버지의 반기는 눈빛을 대하니 눈시울이 젖어온다.
행여 내가 빨리 일어날까봐 할머니가 옆에 앉으시어 활짝 웃으면서 기뻐하신다.

몇년전부터 솔솔송자원봉사대원들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한분씩 모시고
사회에서 만나는 가족 나들이를 하고있는데
남편이랑 내소사와 새만금 간척지에 난생처음  나들이 가셨던 이야기를 늘어놓으신다.
"그때 휠체어를 타고 갔었잖아요~"
나를 불러들여 앞에 놓고 할아버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나누면서
남편에게 기쁨을 느끼게 하시는 할머니의 지극 정성한 마음을 본다.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천사구나~

"김광순이라는 문패앞에 앉은 할머니가 한숨을 쉰다.
나도 허리가 아프지만 나보다 더 딱한 아들이 있어 앉으나 서나 걱정이시란다.
-아들이 간암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는데 며느리가 갑자기 넘어져서 사망하고 나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혼자 힘들게 살고있는 아들에 대한 걱정이 당신 아픈것보다 더 힘드시다고 한다..
며느리가 냉장고 월부로 들여놓은것도 두달밖에 안됐는데 돈도 없고....
나도 이렇게 허리가 아프고...."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은 앉으나 서나 자식 걱정이시구나!

몇개월전에 지극정성으로 병간호를 하시던 할머니가 열반하시고 나니 온통 세상이 허전하신 할아버지.
상처한 아내를 그리면서 함께 여생을 나눌수있는 나와 같은 처지의 새 동반자를 기대하는 할아버지
방문앞 나무에서 단감을 손수 따시어 손에 들려주시면서
"저는 솔솔송의 은혜를 잊을수가 없어요".
"우리가 할수있는것은
솔솔송의 학생들이 건강하고 공부 잘하라고 하나님께 늘 기도를 합니다."

늘 기도와 사랑으로 하나님에 대한 신앙심으로 살아가시는 어르신들
당신들이 입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밖에 할수없어서 미안하여
정성으로 기도하신다는 어르신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들에게 은혜와 사랑과 진실을 일깨워주시는 당신들은
이땅의 하나님 부처님 예수님 대종사님...성자이십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솔솔송자원봉사대 모두의 마음으로 사랑과 진실을 전합니다.

-익산시 왕궁면 한센 병력자 정착촌 금오 양로원을 다녀와서 마음을 옮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