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23%가 40대이상 여성
참여열기 높아…"프로그램 더 늘려야"
40대 이상 '중·고령' 여성들이 가정에서 벗어나 봉사활동 등으로 사회 참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조사한 '2007년 사회복지 자원봉사 통계연보'를 보면, 전국 자원봉사자 가운데 40대 이상의 여성은 모두 17만5232명으로 전체 75만3634명 가운데 23.25%를 차지했으며 50대 이상 여성 비율도 전체의 12.13%였다. 같은 나이대의 남성에 견줘 갑절이나 많은 수치다. 직업별 분류에서도 12만여명이 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정된 일거리를 갖지 않은 중·고령층이 자원봉사에 많이 참여한다"며 "그 가운데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자원봉사 시민단체 '볼런티어21'이 2005년과 올해 자원봉사 참여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성은 소속 단체가 직장과 관련된 단체가 많은 반면, 여성은 교회나 절과 같은 종교단체, 학부모회가 많았다. 남성은 밖에서 돈을 벌고 여성은 가정에서 가족을 돌보는 예전 삶의 방식이, 자원봉사 참여 형태에까지 아직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로 가정에서 지냈던 중·고령 여성들에게 사회봉사는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자발적으로 돕는다'는 본래의 취지 말고도, 가정에서만 여가를 보내지 않고 사회적 활동을 선택한다는 의미도 있다. 사회의 고령화가 진전할수록 이런 경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고령 여성들이 참여하는 사회봉사 프로그램들도 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50~60대 여성에게 유치원에서 아이를 돌보도록 주선하는 '하모니' 사업을 3년째 펼쳐 온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사업을 비롯해 많은 사업들이 '유급'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박윤애 볼런티어21 사무총장은 "중·고령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높이려면 자기 계발 욕구와 자원봉사 욕구를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 기회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